초한지 3
현대사회의 군상과 닮아 있는 영웅들의 이야기
중국의 역사 소설 『초한지』는 항우와 유방, 숙명적 라이벌인 두 사람이 천하의 패권을 두고 다투는 이야기이다. 진시황은 각종 악법으로 백성들의 삶을 재단하고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는 등 악으로 세상을 다스린다. 진시황이 죽고 나서 각 지역에서 반란이 일어나며 항우와 유방도 그 대열에 끼어든다. 결국 항우가 패권을 잡지만 제후들에게 분봉하는 과정에서 공정성을 잃어 반발을 산다. 이에 유방은 초나라와 적대 관계인 제후들과 함께 항우에 맞선다. 항우는 용맹하게 싸우면서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지만 인재의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이에 비해 유방은 전투에 패하는 과정 중에서도 인재 활용에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항우는 전투에서 거두는 승리와 달리 계속된 실책으로 마지막 전쟁에서 패한다. 적들이 압박해 오는 가운데 항우는 비장한 각오를 하고 강가에 몸을 던져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초한지』는 실제로 일어난 역사를 바탕으로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진시황의 폭정, 환관 조권의 음모를 거쳐 천하의 주인 자리를 놓고 싸우는 항우와 유방. 그리고 한나라의 건국에 이르기까지. 소설 속 일어난 사건들은 하나하나가 역사적 의의가 깊다. 또한 승자는 선하고 패자는 악하다는 이분법적인 논리에서 나아가 복잡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항우는 포악하지만 따뜻한 면이 있고 유방은 거칠고 바보스럽지만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 소홀함이 없다. 두 사람은 정형화된 영웅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면을 보여 준다. 또한 그 항우와 유방을 둘러싼 지략가들은 지혜를 발휘해 전투를 승리로 이끌기도 하지만 음모를 꾸미거나 배신을 하기도 한다. 이들이 보여 주는 처세술은 현대사회의 군상과 너무나 닮아 있어 재미와 공감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