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솔직해진다는 것
“어디까지 솔직해도 될까요?” 어디까지 솔직해야 듣는 사람도 계속 웃고 있을까, 어디까지 솔직하게 써도 될까, 망설여본 적이 있나요? 이제는 스스로에 대해 솔직해지고 싶어서, 매주 한편, 부비프글방에서 글을 썼습니다. 이 책에는 서른다섯 살 안화용에 대해 적당히 솔직하지만은 않은 글을 모았습니다. 이미 지나온 시간에 대한 대답, <적당히 솔직해진다는 것>, 쓰지 않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기록. “아버지는 뭐 하시고? 어머니는 교사신가?” “아버지는 무직에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에서 요양 중이고요. 어머니는 장사하시는데요.” “그래서 집에 돈은 좀 있고? 교사 월급 가지고 살림 꾸리기 힘들 건데......” “살림 꾸릴 생각도 없지만. 제 없는 살림에 보태주시게요? 오. 대박.” 20대의 저는 이렇게 말하지 못했습니다. 평범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게 꼭 제가 못난 탓 같았죠. 애써 괜찮은 척하다가 곧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얼어버렸기에 참 놀리기 쉬운 사람이었습니다. 30대가 되어 나간 에세이 쓰기 모임에서 그제야 스스로를 제대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첫 단독 에세이 『적당히 솔직해진다는 것』은 이미 지나온 시간에 대한 솔직한 대답입니다. 여러분도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지나온 시간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이 책이 여러분께 실마리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